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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ign Hill

정차(아래에서 보기) — “SOUTH SAN FRANCISCO THE INDUSTRIAL CITY”, 공장 굴뚝보다 오래 살아남아 랜드마크가 된 자부심.

Sign Hill
Photo credit: © OpenStreetMap contributors (CC BY-SA 2.0). All image credits.

Key facts

Narration transcript

앞쪽, 그리고 왼쪽 언덕을 올려다보고 거기 건물만 한 글자로 적힌 걸 읽어 보세요. “SOUTH SAN FRANCISCO — THE INDUSTRIAL CITY”, 그러니까 “사우스 샌프란시스코 — 산업 도시”라고 쓰여 있어요. 굳이 올라갈 필요 없어요. 이 글자는 바로 여기, 아래 마을에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읽으라고 만든 거거든요.

상공회의소가 천구백이십삼 년에 이 글자를 처음 언덕에 흰 칠로 써 넣었고, 천구백이십구 년엔 아예 콘크리트로 영구히 부어 만들었어요. 글자 하나가 높이 약 이십 미터에, 문구 전체가 비탈을 가로질러 약 백팔십 미터가 넘게 이어져요. 그리고 이건 그냥 사실이었어요. 여기는 산업을 위해 세워진 기업 도시였거든요. 처음엔 육류 가공, 다음엔 철강, 그리고 전쟁 때는 저 아래 만 평지의 조선소였죠. 이 간판은 자랑이라기보단 그냥 이름표에 가까웠어요.

그러다 산업이 떠났어요. 전후 미국 어디서나 그랬듯이요. 도축장은 문을 닫고, 제철소는 서서히 멈췄어요. 자기 노동자 도시로서의 과거를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하는 도시였다면, 이 간판을 슬그머니 바래게 놔뒀을지도 몰라요. 그런데 South San Francisco는 정반대로 했어요. 천구백구십육 년에 이 간판을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, 곧 국가 사적지 목록에 올렸고, 그 뒤로 계속 새로 칠해 오고 있어요. 그 큰소리가 굴뚝보다 오래 살아남아서 유산이 된 거죠.

그래서 지금 이 간판은 만든 사람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뜻을 갖게 됐어요. 이제 이 도시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말해 주는 게 아니라, 이 도시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기념하죠. 그리고 몇 정류장 뒤에 보시겠지만, 이 도시가 대신 어떤 곳이 됐는지까지 굽어보고 있어요. 천구백이십삼 년엔 아무도 상상 못 했을 그런 모습을요. 간판 바로 아래 옛 다운타운으로 내려가요. 다음 정류장은 그 산업이 만들어 낸 번화가인데, 차를 세우고 걷기 좋은 곳이에요.